독일 비정부기구(NGO)인 긴급의사회 소속으로 북한에서 의료활동을 하다 최근 추방된 노르베르트 폴로첸(42) 박사는 7일 평양의 대학생들은 북한의 일부 주민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 등 심각한 내부 실상을 전혀 잘 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로첸 박사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 5가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탈북난민유엔청원운동본부(본부장 김상철)가 주최한 기념강연회에서 '독일인 의사가 체험한 북한 18개월'이란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폴로첸 박사는 "평양에서 추방되기전 북한 대학생들과 만나 남한의 실상을 전달했다"면서 "평양의 대학생들에게 남한에는 굶어죽는 사람이 없고, 수많은 고층빌딩이 있으며 해주와 청진 등 전국에서 많은 수의 주민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으나 이를 믿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대학생들에게 주민들의 아사에 관한 믿음을 주지시키기 위해 남한과 독일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북한 전역에서 굶어 죽은 어린이들의 사진을 보여주었고 이를 본 북한 대학생들은 공포감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평양 대학생들은 남한과 독일은 물론 자신들의 나라(북한) 사정에 대해서도 전혀 잘 모르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폴로첸 박사는 이어 "북한의 일부 병원은 항생제와 소독약 등 기초 의약품이 없어 공포와 절망, 좌절로 가득찬 탈출구가 없는 곳이며 내과의사는 헛껍데기에 불과한 존재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좌절감에 사로잡혀있는 북한의 젊은이들 중 상당수가 술로 날을 지새우고 있으며 이로인해 젊은층에서 간암과 간염 사망률이 늘어나고 알코올 중독자 또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주민들의 공식적인 자살률 통계는 없지만 그들 대부분은 내부적으로 자살한 상태이고 내부적으로 이미 죽은 상태"라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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