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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메달-김일성훈장 받으면 노후보장
이교관  |  haed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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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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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나 행사때 북한주민들은 훈장을 단다. 정장 차림에 가슴 가득 훈장을 단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훈장이 많은 사람들은 외출복 하나에 훈장을 달아 집에 걸어 두기도 한다. 아이들은 아버지의 가슴에 훈장이 하나도 없으면 창피해 한다.

북한 주민들에게 훈장은 단순한 명예가 아니다. 그것은 생활과 직결된다. 가슴에 아무리 많은 훈장을 달았어도 정작 실속있는 게 몇개냐가 중요하다.

북한에서 가장 인정받는 훈장과 메달은 공화국영웅메달, 로력영웅메달, 김일성 훈장 등이다.다. 두 메달은 대개 국기훈장 1급과 함께 수여된다. 공화국영웅메달은 6.25 전쟁 때 많이 수여됐으며, 평화시에는 훈련중 실수로 던져진 수류탄을 몸으로 막아 대원들을 보호한 군관이나 각종 건설장에서 목숨을 바친 군인들이 받는다. 대남 활동을 하며 2~3번 이상 침투에 성공하면 공화국영웅메달이나 김일성 훈장을 받는다.

노력훈장은 공장이나 농촌에서 특출한 공로를 세운 사람이나 과학자나 체육인들에게도 수여된다. 대표적 인물은 2중노력영웅칭호를 받은 정춘실이다. 그는 간부임에도 불구하고 인분지게를 지고 수년동안 산비탈을 오르내리며 황무지를 밭으로 개간해 인민들의 생활에 큰 보탬을 준 희생정신이 평가됐지만, 최근 공금 횡령 혐의로 철직(해직)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웅메달이나 김일성 훈장을 받으면 그날로 신분이 달라지고 평생 생활이 보장된다. 북한주민들은 직장을 그만두는 나이가 되면 “600에 60은 벌어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600은 쌀 600g을 말하고 60은 현금 60원을 말한다. 훈장의 가치에 따라 직장을 그만 두어도 이러한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영웅메달을 받은 사람은 정년퇴직 이후에도 배급 700g에, 직장에서 받던 월급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이들이 받는 월급은 120~150원 정도다. 600에 60이 해당되는 훈장은 김일성 훈장과 국기훈장 1급, 로력훈장 등이다. 국기훈장 2급을 받은 사람은 여기에다 국기훈장3급이나 각종기념훈장(조국해방전쟁 40돌기념훈장 등) 4개를 보태면 1급에 해당하는 대우를 받을 수 있다. 대개 기업소의 당비서나 지배인, 협동농장의 관리위원장이나 당비서, 근로단체 책임자들은 거의 ‘600에 60’을 확보할 수 있다. 간부들이 훈장을 나누어 가지는 경향이 많아 일반인들의 불만이 많다.

1990년 초까지만 해도 이러한 훈장을 수여 받은 사람들의 생활은 일반인들에 비해 괜찮은 편이였다. 그러나 식량난이 악화된 최근에는 600에 60이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북한 원화 값이 떨어지고 배급이 중단되니 아무리 훈장을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어도 별 소용이 없게 된 것이다. 또 경제난의 악화에 따른 민심 무마용으로 훈장을 남발하는 바람에 그 값어치가 더욱 떨어졌다고 한다.

/이교관기자 haed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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