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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장 보내기- 혁명정신 강조는 필수
강철환  |  nkc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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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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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건강'기원 내용...친척-친구-연인에 "애정확인" 증표로

연말연시가 다가오면 북한의 우편국은 눈코 뜰새 없이 바빠진다. 우편배달부의 자전거 소리도 자주 울린다. 북한에는 개인집에 전화가 거의 없고, 컴퓨터로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은 꿈같은 일이다. 모든 소식은 주로 편지로 주고 받는다.

평소에도 편지를 자주 쓰지만 연말에는 연하장이 폭주한다. 연말에 친척이나 친구들에게 연하장을 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로 여겨진다. 특히 떨어져 사는 가까운 친척에게는 빠뜨려서는 안된다. 교통편이 좋지 않아 일년 내내 얼굴 한번 보기 어려운 마당에 연말에 연하장마저 받지 못하면 서운할 수 밖에 없다.

연하장에 쓰는 문구는 건강에 관한 것이 많다. “돈을 많이 벌라”는 내용은 아예 없다.

전형적인 문구를 소개하면 이렇다.

“희망찬 새해를 맞아 오늘도 맡은 혁명초소에서 최선을 다하고 계실 OOO을 그리며 새해인사 드립니다. 올해에도 맡은 바 혁명과업수행에서 보다 큰 성과가 있기를 바라며 온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바랍니다.”

‘수령님의 배려’ 나 ‘혁명과업 수행’ ‘혁명초소’ 등의 단어는 빠질 수 없다. 오랜 기간동안 편지 쓰는 형태가 이런 식으로 굳어왔기 때문에 전혀 어색하지 않다. 또 대부부분의 편지가 검열 받는 것으로 인식돼 있어 이러한 충성심 표현의 문구는 필수적이다.

연하장에는 “축원합니다” 와 같은 표현은 쓰지 않는다. 이 말은 “수령님의 만수무강을 축원합니다” 로 많이 쓰는 말이기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쓸 수 없는 것으로 돼 있다.

친구와 연인간의 연하장도 우정과 애정을 확인하는 증표이다. 연하장을 안 보낸다는 것은 친한 친구간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강철환 기자 nkc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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