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를 관광하는 것과 다를 게 없었어요"
일반인들의 평양 관광이 시작된 후 북한을 다녀온 관광객들이 쏟아내는 대체적인 소감이다.

최근 평양관광의 특징중 하나는 매우 자유스러워졌다는 점이다.

관광객들은 숙소였던 보통강 호텔옆 보통강변에서 아침마다 조깅을 즐기기도 했고 일부는 호텔에서 만수대까지 달려서 다녀오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8.15민족공동행사에 참가했고 이번 관광에도 관광객으로 다녀온 김근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30일 "최근 들어 평양을 찾는 남쪽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북한 당국도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는 것 같았다"며 "을밀대 산책코스 등에서 자유롭게 거닐며 북한 주민들과 대화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관광코스 가운데 묘향산 등반 때는 북한 주민들과 함께 어울려 산에 오르며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특히 과거와 달리 남측 관광객들과 조우한 북한 주민들이 당국이 일부러 동원한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들이 속한 공장.기업소에서 실적을 인정받아 관광차 평양을 찾은 사람들이어서 관광의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벤치에 앉아 데이트를 하는 김일성종합대학의 학생커플에게 다가가 껌을 파는 남루한 할머니의 모습도 가감없이 볼 수 있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여기에다 최근 '실리'를 강조하는 사회분위기에 맞춰 관광객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모습들이 눈에 띄는 것도 변화하는 북한을 느끼게 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관광 도중 상점이 많은 거리를 방문하는 것은 물론이고 관광객을 태운 버스마다 북측의 비디오 촬영기사가 동승해 관광객들의 관광 모습을 찍은 뒤 평양을 떠날 때 100달러에 판매를 했다"며 "북한 사람들이 돈을 버는데 눈을 뜨고 있음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1차 관광단으로 다녀온 임을출 한겨레21 기자는 "평양관광이 일반 상업관광이라는 점에서 북측 사업자인 금강산관광총회사가 세련된 안내원들을 배치해 북한과 관련된 궁금증들에 대해 자세히 답변하는 등 서비스 자세도 훌륭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같은 변화된 자세로 효도관광차 평양을 찾은 많은 노인분들은 금강산관광보다 훨씬 좋다는 소감을 피력하고 상당히 만족해 했다는 전언이다.

실리추구 분위기 속에 가로등과 아파트를 밝히는 전등불 등 평양의 전력공급사정이 과거보다 나아진 것처럼 보였고 각종 건물들을 리모델링하는 등 재개발사업에도 분주해 보였다고 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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