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보즈워스 주한 미대사는 4일 “부시 행정부에서 미국이 북한과 관련해 일방적으로 (정책을) 밀고 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며,한국의 주도권을 존중할 것”이라고 대북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3년간의 주한대사직을 마치고 오는 11일 이임하는 그는 이날 오전 방영된 KBS-1TV와의 특별회견에서 “미국의 어떤 행정부도 우방인 한국에 반하는 정책을 추구하지않는다는 점에 대해 한국 국민은 안심해도 좋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보즈워스 대사는 또 북.미 제네바합의 수정 문제에 대해 “북한의 동의 없이 바꾸는 것은 생각할 수 없으며, 한국과 일본의 동의없이 내용을 바꾸려고 시도하는 일도 생각할 수 없다”면서 “미국은 결코 일방적인 행동은 하지 않을 것”고 말했다.
그는 “물론 합의된 협정 내용 가운데 일부를 바꿀 수는 있지만, 일방적이 아닌상호합의로 가능한 것”이라면서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방중에 따른 북한의 변화와 관련해 “북한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점점 확실해지고 있다고 본다”고 전제, “그러나 북한이 제2의 중국이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북한과 중국은 매우 다른 나라이며,상황도 매우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의 개혁이나 현대화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중국에게 가능했던 길을 똑같이 따라갈 수 있다고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면서 “김 위원장은 개방을 좀 더 허용하려 하면서도, 북한 주민에 대한 외부세계,특히 한국의 영향을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그는 북한에서의 필리핀식 ‘피플파워’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 “가까운 장래에 북한에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말하고 한국에 대한 비자면제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한편 그는 경제.통상 문제와 관련, “자동차 분야의 큰 무역불균형이 우려된다”고 지적한 뒤 “(경제 구조조정에)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갈 길은 멀고, 지금 한국은그 중간에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 한국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를 시급한 해결과제로 지적, “북한이 필요로 하는 경협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의 자체적 구조조정이 매우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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