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남한과 같은 개념의 복권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91년 11월로 ‘인민복권 ’이라는 이름으로 50원권 1000만 장이 발행됐으며 이듬해 1월 말까지 모두 팔렸다. 당시 북한 일반 근로자 평균 월급이 80원 안팎이었으니 상당한 고액 복권이라고 할 수 있다.

복권발행 취지는 “인민들의 문화정서생활을 흥성케 하고 나라의 사회주의 대건설과 통일거리 건설에 재정적 보탬을 주자는 것 ”이었다. 북한은 이 복권 판매를 위해 사람이 많이 오가는 주요 거리와 식당, 상점, 역 구내 등에 구매 안내문과 포스터를 게시하고 유선스피커방송을 통해 해설방송을 내보내는 등 대대적인 홍보캠페인을 펼쳤다.

1992년 3월 25일 전국에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인민복권 전국추첨회 ’가 진행됐으며 추첨결과는 평양신문을 비롯한 각 지방 신문에 일제히 공고됐다.

상금은 1등 1만원(2000장), 2등 5000원(4000장), 3등 1000원(5000장), 4등 500원(1만장), 5등100원(200만장)이었으며 4월부터 각 시 ·군 은행이나 저금소에서 당첨자에게 현금으로 지급됐다. 성격은 다소 다르지만 복권 형식을 가미한 ‘추첨제 저금 ’이라는 예금제도도 시행되고 있는데 이자대신 분기별로 예금자를 추첨해 돈을 준다.

북한에서는 축구경기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체육경기복권이 나오기도 하는데 북한돈 5원과 10원짜리 두 종류로 당첨자에게는 현금 대신 경품이 지급돼 인기가 좋다고 한다. /김광인기자 kk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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