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파람’의 전혜영(30)은 북한 최고의 인기 가수다. 휘파람은 한국에도 꽤 알려진 노래다.

“어젯밤에도 불었네 휘파람 휘파람. 벌써 몇 달째 불었네 휘파람 휘파람. 갑순이네 집 앞을 지날 때 이 가슴 설레네. 나도 모르게 안타까이 휘파람 불었네. 휘휘휘 호호호….”

노랫말에 혁명성이 없다는 이유로 90년대 초반 잠시 금지곡이 됐으나,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주민들의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1월 북한 중앙방송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휘파람’에 대해 “노래가 좋기 때문에 세상에 나가자마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이틀이 되기 전에 다 배워 불렀으며, 말 그대로 폭풍과 같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면서 “부를수록 좋은 노래”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휘파람'10년간 인기...유치원때부터 두각
가창력-율동-미모도 뛰어나

전혜영은 뛰어난 가창력에다 빼어난 미모를 겸비하고 있다. 북한의 남녀노소가 골고루 그의 열렬한 팬이다. 특히 그는 다양한 율동과 밝은 표정으로 인기를 배가시키고 있다.

160㎝가 될까말까 한 키에 가냘픈 몸매지만, 노래는 힘이 실려 있다. 민요나 가요 외에 외국 노래도 고음으로 잘 소화해 낸다. 한 북한 망명자는 "북한을 떠난지 몇 년이 됐지만 전혜영이 부른 노래들은 지금 들어도 싫증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대표곡으로는 90년 초 발표한 '휘파람'을 비롯해 '아무도 몰라', '꽃파는 처녀' 등이 꼽힌다.

전혜영은 1970년 탄광노동자인 아버지와 피복공장 합창부원이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유치원에 다니던 6살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인민학교 시절 전국학생예술축전에서 연이어 3회나 1위에 입상했다. 1983년 8월 `김일성소년영예상'을 받았으며, 1988년 3월 북한 최고의 보컬그룹인 보천보전자악단에 들어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고, 1992년 예술인들의 최고 영예인 인민배우 칭호를 받았다.

전혜영 외에 북한의 정상급 인기 가수로는 '인민배우' 김광숙을 비롯해 공훈배우 리분희, 리경숙, 렴청, 조청미, 최삼숙 등을 꼽을 수 있다. 리경숙은 ‘반갑습니다’를 부른 가수이다. /노재완 객원기자 benchno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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