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북경)과 평양 사이를 운항하는 비행기 좌석이 만석이다.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일어난 새로운 변화. 최근 평양에 의약품 공장을 준공한 녹십자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 북한을 방문할 때는 비행기 좌석이 빈 곳이 많았는데, 지난 9월말 방북때는 빈 자리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북한과 임가공계약을 통해 구두 등을 생산하는 엘칸토의 한 관계자도 『정상회담 전에는 160석 규모의 비행기에 많으면 2/3, 적을때는 절반 정도밖에 좌석이 안찼었는데, 7월과 9월 방북때는 사람들로 북적댔다』며 『국내 기업인들과 함께 외국인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고 전했다. 중국의 북방항공이 주1회 베이징과 평양간을 운항하다가 타산이 맞지 않아 운항을 포기한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특히 북한의 유일한 민간항공으로 베이징~평양 노선을 운항중인 고려항공은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1회씩 왕복운항하던 것을 늘려 최근에는 소형 비행기 한대를 같은 날 동시에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행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은 다양하다. 북한 주민과 중국인이 많지만 러시아나 미국인들의 모습도 눈에 띄고, 최근에는 북한의 친척을 찾는 교포들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기업인은 『남북정상회담이후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우리 기업인들의 방북이 늘고, 북한이 호주·이탈리아 등과 수교하면서 대북 투자와 시장조사를 위한 해외 바이어들의 방북 발길이 잦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북사업을 하는 한 관계자는 『북측이 과거에는 초청장 보내는 것을 상당히 유세하듯 했는데, 요즘에는 요청하면 다음날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윤정호기자 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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