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북한은 한글전용을 실시하고 있다고 하는데 한자교육은 하지 않는가요?

답변: 북한도 우리와 같이 한자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1953년부터 각급 학교에서 한자교육을 실시했으며, 1963년에는 김일성 주석이 한자교육에 관한 특별지시까지 내렸습니다. 1980년대 들어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자교육 강화를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한글전용은 북한 언어교육의 대원칙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자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은 "남조선에서 아직도 한자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남조선 혁명과 조국통일을 위해 한자교육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한때는 언어학자들이 문자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유보됐습니다.

북한은 현재 고등중학교에서 '보통교육용 한자'(우리의 상용한자에 해당) 2000자, 대학에서 1000자, 모두 3000자를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각각 900자씩 1800자를 가르치고 있는 점을 상기하면 한자교육에 관한 한 북한이 오히려 더 적극적이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구체적으로 고등중학교 한자교육의 경우 '한문' 과목을 따로 두고 1∼6학년까지 주당 1시간씩 배정하고 있으며, 국한문 혼용체 문장 속에서 수업당 평균 5개 정도의 한자를 넣어 가르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문과목은 별도로 시험을 치르지 않고, 평소 학습실태에 따라 평가하기 때문에 학생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더욱이 신문이나 잡지 등 활자매체에 한자가 전혀 등장하지 않고 있고, 일상생활에서도 한자를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한자 실력은 극히 초보적 수준입니다./김광인기자 kk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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