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민학교(초등학교) 1학년용 ‘공산주의 도덕’ 교과서(1995년 교육도서출판사) 제10과의 제목은 ‘오른쪽으로 다녀요’이다. 이 과에서는 제목과 그림만 있을 뿐 본문 내용이 없다. 그러나 다음 12과에는 ‘복도와 계단에서’라는 제목 아래 그림과 함께 이런 본문이 나온다.

“앗!”

“복도에서 뛰면 되니?”

“미안하구나. ”

“계단에서 뛰면 되니? 오른쪽으로 한 계단씩 걸어서 올라 가거라. ”

남한에서와 달리 북한에서는 인민학교 1학년 때부터 ‘우측 통행’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주말이나 명절에 평양 대성산동물원이나 모란봉과 같은 유원지에 몰린 인파들이 움직이는 것을 자세히 보면 우측통행이 많다. 특히 선생님의 손을 잡고 소풍가거나 줄지어 등교하는 어린이들은 대부분 오른쪽 통행을 잘 지킨다.

그러나 일반 시민들은 우측통행 의식이 강하지 못하다. 탈북인들에게 물어보면 북한에 우측통행 규칙이 있는지를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북한의 도시가 자동차나 사람이 별로 많지 않아 평소 통행규칙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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