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적십자 당국의 이러한 조처는 합당하지도, 현실에 맞지도 않다. 교환방문 후보자 명단에 포함됐다가 탈락한 사람들의 경우 나머지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실망감과 아픔이 휠씬 크며, 그러한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것이 순리다. 또 상봉을 원하는 사람이 수십만명이 넘는 실정에서 1차와 2차 후보명단을 구분한다고 해서 기다리는 나머지 사람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오히려 1차에서 탈락한 ‘후보자’들에게 기회를 주어 그때의 실망감을 풀어주는 것이 훨씬 인간적이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아도 일부 고령 이산가족은 당국의 이번 조치에 반발하다 못해 ‘생전에 이산의 한’을 풀 길이 없게 됐다며 잠도 제대로 못 이룬다는 소식이다.
아울러 이번 2차 교환방문은 보다 ‘인간적인 상봉’이 되었으면 한다. 지난 1차 때처럼 중인환시리에 수백명이 호텔이나 컨벤션센터에서 만나는 것보다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지난번에도 두 차례 개별상봉의 기회가 주어지긴 했지만 이벤트성이 훨씬 강했다. 고향도 아닌 서울의 호텔방에서 이루어졌을 뿐더러 프라이버시가 제대로 존중되지 않았다. 가능하면 짧은 시간이지만 고향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으면 한다. 적십자 당국은 이를 위해 최대한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