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에서 11일 열리는 미·북 최고위급 국방회담은 그 상징적 의미 자체를 양국이 일단 성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건이다.

이번 미·북 국방회담은 사전 실무회담이 없었다는 점에서 양국간 외교 현안을 다루는 조 부위원장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간의 고위급회담과는 성격을 달리한다. 때문에 합의사항을 도출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고, 양국 최고 군수뇌의 입을 통해 상호 입장을 확인하는 데 의미가 있다.

미국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부분은 조 부위원장이 주한미군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히느냐이다. 코언 장관은 동북아지역 안정을 위한 미군의 역할을 강조할 예정이지만, 조 부위원장이 과연 미국이 원하는 정답을 쉽게 내줄 것이냐는 아직 불투명하다. 코언 장관은 또 북한 핵과 미사일, 대량 살상 무기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조 부위원장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문제에 주력할 것으로 워싱턴 소식통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미·북 국방회담은 아직 공통분모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의 화법은 직설적이기 보다는 에둘러 가는 표현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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