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이씨는 15일과 16일, 50년 전에 대동강가에서 헤어진 북한 아내 홍경옥(76)씨와 장남 진일(56), 3남 진성(51)씨를 만났다. 너무도 변해버린 아내의 모습에 이씨는 눈물을 머금은 채 “혼자서 애들 키우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았소” 하며 홍씨의 등을 쓸었지만, 아내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홍씨는 노환으로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상태였다.
15일 두 사람이 재회의 기쁨을 나누고 있던 곳에서 불과 5m 남짓 떨어진 테이블에서는 이씨의 남쪽 아내 이송자씨가 헤어질 때 여덟살이던 북쪽의 큰아들 박의식(61)씨를 만나 눈물을 뿌리고 있었다. 이씨는 “코흘리개 응석받이인 줄 알았던 내 아들이 어느새 손자를 보았다니”라며 모자의 정을 나누고 있었다. 이씨의 전 남편은 사망했다.
하지만 이선행씨의 남쪽 아내와 북쪽 아내는 15일에도 16일에도 서로 대면하지 못했다. 이씨는 “17일 마지막 개별 상봉 때 두 아내를 서로 인사시키겠다”고 말했다.
/평양=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