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행(81)씨와 이송자(82)씨 부부는 북에 각각 처자식과 아들을 두고 남한으로 내려왔다가 남에서 만나 살아왔는데, 이번에 나란히 이산가족 평양 방문단에 포함됐다.

남편 이씨는 15일과 16일, 50년 전에 대동강가에서 헤어진 북한 아내 홍경옥(76)씨와 장남 진일(56), 3남 진성(51)씨를 만났다. 너무도 변해버린 아내의 모습에 이씨는 눈물을 머금은 채 “혼자서 애들 키우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았소” 하며 홍씨의 등을 쓸었지만, 아내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홍씨는 노환으로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상태였다.

15일 두 사람이 재회의 기쁨을 나누고 있던 곳에서 불과 5m 남짓 떨어진 테이블에서는 이씨의 남쪽 아내 이송자씨가 헤어질 때 여덟살이던 북쪽의 큰아들 박의식(61)씨를 만나 눈물을 뿌리고 있었다. 이씨는 “코흘리개 응석받이인 줄 알았던 내 아들이 어느새 손자를 보았다니”라며 모자의 정을 나누고 있었다. 이씨의 전 남편은 사망했다.

하지만 이선행씨의 남쪽 아내와 북쪽 아내는 15일에도 16일에도 서로 대면하지 못했다. 이씨는 “17일 마지막 개별 상봉 때 두 아내를 서로 인사시키겠다”고 말했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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