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정몽헌 회장 일행이 소떼 500마리를 몰고 방북했다는, 지난 8일자 신문을 읽었다. 같은날 오피니언면에 ‘현대 대신 삼성이?’라는 사설을 반박한 통일부 공보관의 기고도 읽었다. 지금 현대는 부실경영으로 인해 정부의 강력한 구조조정 압력과 워크아웃까지 갈 수 있다는 으름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정 회장은 소떼를 몰고 문제의 가신인 이익치 회장과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 김충식 현대상선 사장 등과 동행해 방북했다.

바로 현대의 부실경영이 현대의 책임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의 정부 초기부터 시작한 대북 햇볕정책을 위해 현대 정주영 회장의 대북사업이 사작됐다. 통일부 공보관은 기업의 전적인 책임 하에 대북사업이 시작했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현대가 민간기업이라지만 대북거래는 우리와 체제가 다른 북한과의 거래이기에 철저히 정부의 보장이나 지원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더구나 북한은 아직 적국이면서 국가보안법이 적용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가 관여하지 않고 단독으로 대북사업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라 하겠다. /임종학 60·자영업·서울 도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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