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누이와 올케는 좋은 사이가 될 수 없는 것인가. 시누이는 남편의 누이, 올케는 오라비의 아내다. 여자들은 혼인하면 시누이도 될 수 있고 올케도 될 수 있다. 그런데 모두 그 위치에 따라 입장을 달리하니 인생이 쉽지 않은 것인가. ▶어쩌다가 친정에 온 딸이 시집살이 하소연을 하면 어머니는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속담을 들려주며 시누이에게 더 잘 하라고 일러보내곤 했다. 우리의 속담이기는 하지만 ‘미운 놈 떡 하나 더’는 바로 필요 이상의 아첨이고 덤이다. 그런데 이런 속담이 세상이 바뀌어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 같다. ▶분단을 뚫어 다시 이으려는 오랜 노력은 지난 6·15남북정상회담으로 일단 가시화됐다. 그러나 통일이 된 것은 아니다. 서로 어떻게 달라졌는지 차분히 점검하고 이질화한 문화를 동질화하려는 또다른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북한의 교과서를 보면 학생들이 이렇게 배우고 있다. “신라에서 큰 지주놈들과 절간의 중놈들이 농장이 늘어나고 그놈들의 세력이 커짐에 따라 나라의 형편은 더욱 더 어려워지고 왕의 권한은 약화되었다. 그러한 때에 중앙과 지방의 봉건지주놈들은 더 큰 권력을 잡으려고 개싸움을 벌였다. ”(조선력사 고등중학교 3학년용 33쪽) ▶우리는 이런 교육을 받은 북한 동포들과 만나야 한다. 그러려면 인내심을 가지고 서로를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남북정상회담 이후 갑자기 우리나라에는 ‘북한의 대변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북한과 남한의 대북인식을 주제로 한 TV시사토론에서 일부 출연자들은 특정신문을 안주삼아 북한을 대변하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그런가 하면 어떤 논자(론자)는 북한이 한국언론사 사장 방북단에서 조선일보만 제외한다는 소식에 “미운 사람 떡 하나 더 주는” 셈치고 조선일보도 끼워넣으라고 코치했다. 조선일보가 ‘북한의 현실을 잘 알지 못하니’ 데려다가 ‘바로잡아’ 주라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이런 것도 있다. “때리는 누구보다 말리는 누가 더 밉다”. 도처에 ‘미운 것’ 천지니 언제 ‘이쁜 세월’이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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