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 통보해 온 이산가족 방문단 후보 명단에는 북한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학자,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많이 들어 있다.

◆학자

대표적인 인사로는 원로 국어학자인 류렬(82), 김일성종합대학 수학박사인 조주경(68), 김일성종합대학 조선어문학부 어학강좌 교수인 김영황(69), 경공업분원 방직연구소장인 조용관(78), 김책종합공업대학 강좌장인 하재경(65), 한덕수 평양경공업대학 강좌장인 김봉회(68)씨 등이다. 학자는 아니지만 경영학에 조예가 깊은 평양시 직물도매소 지배인 홍응표(64)씨도 포함돼 있다.

▲류렬=북한의 대표적인 원로 국어학자. 경남 산청군이 고향인 그는 현재 평양시 경림동에 거주하고 있으며,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에 근무하고 있다. 지난 83년 북한 국어학계의 ‘기념비’라고 일컬어지는 ‘세 나라 시기 리두(이두)에 대한 연구’(과학백과사전출판사)를 집필했다.

▲조주경=김일성종합대학 교수이자 북한에서 최고의 과학자에게 주어지는 ‘인민과학자’ 칭호를 받았다. 경북 영양이 고향. 서울대 문리과를 중퇴한 그는 지난 50년 6·25전쟁 당시 의용군으로 영천전투에 참전, 왼팔을 잃었으며 야전병원에서 치료받은 후 홀로 월북한 것으로 북한 노동신문(99.12.3)이 전했다.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23세부터 교단에 선 조씨는 40여년간 8명의 박사, 33명의 학사(석사), 12명의 후보학사를 비롯해 수많은 과학자를 양성했다. 그는 ‘확률 적분방정식’, ‘해석수학’, ‘통보론’ 등 50여권의 교과서와 참고서를 집필하는 등 후진양성에 힘썼으며, 80여건의 과학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영황=북한 어문학 계열에서 손꼽히는 권위자 중 한명이다. 그는 입북 전 동국대학 문학부에 재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북한에서도 어문학에 꾸준히 매진했으며 지난 60년대 초반 언어학 학사가 되면서 김일성종합대학 교원으로 근무했다.

▲조용관=북한 방직부문 기술의 대가이자 공훈과학자로 전북 장수 출신. 경공업방직분원 방직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그는 북한에서 교수, 박사, 공훈과학자의 칭호를 받았다.

◆유명 예술인

전북 전주에서 출생한 정창모(68)씨는 북한 미술계에서 조선화(조선화·동양화 일종)의 거장으로 불리는 만수대창작사 인민예술가이며 전남 강진 출신인 오영재(64)씨는 북한 최고의 시인이자 노력영웅이다. 서울 태생의 박 섭(74)씨는 북한 최고의 성우이자 인민배우이며 경남 통영 출신인 김점순((여·67)씨는 유명한 고음독창가수로 공훈배우 칭호를 받았다.

▲정창모=현재 북한 최고의 미술창작사인 만수대창작사 조선화창작단 화가로 일하고 있다. 인물화, 풍경화, 화조(화조)화, 정물화 등 조선화의 각 장르에 걸쳐 자타가 공인하는 화가이다.

76년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집무실로 사용했던 금수산의사당(현재 금수산기념궁전) 기념촬영대에 비치될 ‘비봉폭포의 가을’을 완성함으로써 김 주석과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77년 공훈예술가, 88년 인민예술가 칭호를 받았으며 김 총비서로부터 금시계를 선물받았다.

▲오영재=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시분과위원회 시인인 그는 현재까지 수백편의 시와 수십권의 시집을 출간했으며 대표작으로는 시집 ‘대동강’과 ‘영원히 당과 함께’, 노랫말 ‘인민은 우리 당에 영광드리네’와 ‘흰눈 덮인 고향집’, 서사시 ‘인민의 태양’ 등이 있다. 또 평양에 있는 주체사상탑의 비문에 새겨진 시 ‘오! 주체사상탑이여’를 짓기도 했다. 89년 3월 남북작가회담 예비회담 대표로 참가했다.

▲박섭=월북 전 서울 서대문구 극단 〈신향〉 배우였던 그는 북한 최고의 영화더빙전문 성우이자 인민배우이며 현재 조선번역영화제작소 소장직을 맡고 있다. 영화 ‘우리에게도 조국이 있다’, ‘처녀리발사’ 등에 주역으로 출연했다. 김 총비서의 직접 지시로 70년대 번역영화제작소로 자리를 옮겼다.

▲김점순=북한의 국립민족예술단 성악지도원이자 고음독창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온달과 공주’. ‘밝은 태양 아래서’ 등 수많은 가극에서 주인공 역을 훌륭히 소화해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신임을 얻었으며 김 주석을 수행해 해외공연도 여러 차례 다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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