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은 이 점을 인식하고 이번에 군사위 설치를 우선적인 과제로 제기한 것이다. 지금까지 군사문제에 대한 북한의 태도는 의도적으로 우리 정부를 상대하지 않는 것이었다. 한국군 대표가 군사정전위원회의 유엔군 측 수석대표가 된 이후 북한이 이를 인정치 않았고, 이에 따라 지금까지 한번도 군사정전위가 열리지 않았다. 북한은 미군 측과의 비공식적인 장성접촉만 해오고 있다.
91년에 체결된 기본합의서에도 남북간 군사공동위와 군사직통전화 설치가 포함돼 있고 이에 대한 부속합의서도 있다. 그러나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 등 ‘근본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이 합의를 묵살해 남북간에 각종 군사문제를 다룰 수 있는 공동위가 지금껏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김 대통령의 제의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심을 끈다. 기본합의서에 따라 군사공동위를 가동시키자고 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군사위원회를 만들자고 할지, 아니면 우리 측 제의를 묵살할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김 대통령의 이번 제의가 남북문제 개선에 대한 북한의 진의(진의)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북한의 긍정적인 자세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