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자 청룡기 야구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나는 스포츠를 좋아해 스포츠 기사를 열심히 본다. 그러나 이날 신문에서 ‘속초상고 하루 12시간 지옥훈련’ 기사를 읽고,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은 직업선수가 아닌 고등학교 학생인데 어떻게 하루 12시간 훈련을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공부는 전혀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인가?

만일 그렇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학생 스포츠가 본질에서 벗어난 것은 오래전이지만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고 본다. 나도 중학교 시절 연식정구 선수로 전국대회에 출전하기도 했지만, 공부도 하면서 운동은 과외로 했다. 미국의 경우, 대학 스포츠가 대단히 활성화되어 있지만, 기본적인 성적을 받지 못하면 운동을 할 수가 없다.

고등학교 학생이 공부는 하지 않고 운동만 열심히 해서 8강 진출을 하는 게 과연 칭찬받을 일인지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대회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좋지만, 기본적으로 학교 체육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학생 스포츠를 정상화하는 데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점을 고려해서 보도에 신중을 기해 주었으면 한다.

/박주배 51·성균관 의대 교수

◈6일은 현충일이었다. TV 9시 뉴스에서는 북한 교예단의 공연을 특집처럼 방송했다. 뜻하지 않은 뉴스에 마음이 우울했다. 감탄해 하는 시민들의 모습은 더욱 그랬다. 하필이면 다른 날도 아닌 현충일에 북한 교예단 공연을 했을까? 주최 측이 생각 없이 일을 추진하는 게 아닌가 안타까웠다.

마침 7일자 조선일보 사설에서도 같은 내용의 글이 실렸다.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남북간 화해가 중요하다 해도 어디까지 우리의 자존심과 줏대까지 포기해야 하는지 의심스럽다. 교예단 공연이 아니더라도 ‘휴일’인 현충일은 도시 근교 도로가 행락길의 자동차들로 엄청나게 붐볐다고 한다.

남북정상회담도 좋고, 남북교류도 좋지만 결코 중심이 흔들려서는 안된다.

전쟁을 겪지 않은 우리 세대와 후세들을 위해, 힘들게 지켜온 나라를 위해, 정부에서도 이점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조근순 40·주부·울산 남구

◈6일자 14면 ‘박지은 시대 활짝’을 읽었다. 마지막 라운드를 몇 홀 남기지 않고 세계적인 골프선수 줄리 잉스터에게 몇 타 뒤진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끈질긴 근성으로 우승을 일궈낸 박지은 선수는 정말 우리의 자랑스런 딸이 아닐 수 없다.

몇 해 전 박세리 선수의 US오픈 우승 때를 연상케 하는 극적인 경기여서 가슴이 뜨거워지고,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것 같았다. 온 국민이 다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박지은 선수의 아버지는 딸의 우승 소식을 접한 5일, 자신이 경영하는 갈비집에서 손님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대접했다고 하는데, 음식 값이 무려 4000만원에 이르렀다고 한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잔치를 베풀었더라면 더 감동적이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지은 선수는 앞으로도 우승을 많이 할 것이다. 그 때는 소년·소녀 가장이나 고아원, 양로원 같은 곳을 찾아다니며 잔치를 베푸는 것이 어떨까? /이상진 43·회사원·인천 부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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