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자 1면 ‘30년 전 강제납북 어부 98년 북 탈출 귀환길에’를 읽었다. 먼저 천신만고 끝에 구사일생으로 사지를 탈출, 귀환길에 오른 이재근씨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선진국 대부분이 그렇듯이 미국 정부는 전사들의 유해를 발굴, 환송하는 일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들이 자국민 보호에 얼마나 정성을 쏟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수많은 국군 포로와 납북 어부 등 북한 억류자들의 귀환을 위한 외교 교섭이 있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이번 이재근씨의 경우만 해도, 그 어렵고 위험한 환경 속에서 여러 차례 우리 공관에 귀국을 희망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한다. 국내 북한인권단체와 월간조선 기자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끝내 귀환하지 못했을 것 아닌가?

도대체 우리의 해외공관은 무엇하는 곳인가? 각종 연수니 자료 수집 등의 명목으로 외유하는 국회의원이나 정부 고관들을 영접하고, 관광 안내나 하는 곳인가? 서글픈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심영우 69·무직·서울 성북구

◈3일자 26면 ‘TV는 성희롱 성역?’을 읽고 담당 PD로서 의견을 적는다. 기사에서는 지난 5월 22일 21세기위원회 방송 내용 중 게임에 대한 벌칙으로 여자 연예인의 뺨에 기습적으로 키스한 것은 성희롱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날은 ‘레크리에이션’이란 주제를 갖고 몇가지 게임을 했고 그에 대한 여러 벌칙 중 하나가 연예인의 뺨에 키스를 하거나 뺨을 맞는 것이었다.

만약 그 벌칙을 여자 연예인이 받았다면 남자 연예인의 뺨에 키스를 했을 것이고, 해당 연예인이 불쾌해 하거나 수치심을 느낄 여지가 있었다면 절대 시도하지도 방송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성희롱이 사회적인 화두가 되면서 우리 주변의 부끄러운 구악을 고쳐나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 편승한 획일적인 매도는 경계해야 한다. 오락 프로그램은 오락 프로그램일 뿐 현실이 아니다. 오락 프로그램에까지 유교적 경건주의를 강요할 순 없다.

한 사회의 방송에서 허용되는 웃음의 소재의 폭이 얼마나 넓고 좁으냐는 그 공동체의 다양성과 성숙성을 대변한다고 본다.

/권석 31·MBC 21세기위원회 담당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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