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북한 군사력이 계속 강화되고 있으며 그것은 지금까지의 국제사회의 원조가 군용(군용)으로 전용된 탓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토마스 슈워츠 주한미군 사령관은 최근 미(미)의회 증언에서 “북한이 지난 1년 동안 군사력 강화에 들인 노력은 그 이전 5년간 들인 노력을 합친 것보다 많다”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군이 군사력 증강을 위해 휴전선 일대에 240mm 방사포·170mm 자주포를 전진배치한 것 외에 지난해 여름과 가을에 상당히 강도높은 기동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미국을 전면전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국가가 북한이라는 것도 그의 증언이었다.

LA타임스는 지난 수년간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강력한 북한군사력이 약화됐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가정은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태평양 사령관 데니스 커틀러 블레어 제독은 북한군은 수년간 시행한 것 가운데 가장 큰 동계훈련을 최근 실시했다고 밝혔으며 다른 국방부 관리들은 이는 기근 속에서도 북한군만은 충분한 식량과 연료와 부품 등을 제때 공급받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한 스태프는 “클린턴 행정부는 죽어가는 환자를 되살렸다”고 주장하고 “우리가 북한에 공급한 모든 원조는 전적으로 대체 가능하며 이러한 원조들이 연료로 바뀌거나 군사훈련에 필요한 장비를 사기 위한 돈으로 바뀐 것이 틀림없다”며, 원조 물량의 군사전용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심지어 클린턴 행정부의 북한조정관으로 활동했던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도 그 점을 시사했다. 미국이 북한에 공급한 식량이 어린이들에게 공급되고 있는지 어떤지는 불분명하지만, 북한의 엘리트와 군은 아직도 잘 살고 있다는 것이 페리의 주장이었다.

LA타임스는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핵과 미사일 개발 억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하며 재래식 군사력에 대한 억지력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보도들에 대해 우리 당국자나 국민들은 의례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논란되고 있고, 지금까지 군관계자들의 의회증언이 이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대북지원을 아무런 견제장치도 없이 놓아두는 것은 반드시 현명한 방식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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