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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 북한 인권에 ‘완전한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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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0.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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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외정책의 핵심은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와 인권개선이다. 특히 인권문제는 코소보 사태에서 보듯 국가주권보다 우위에 두는 경향까지 있다. 이처럼 인권개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미국정부가 북한인권에 대해서만은 ‘완전한 침묵’을 지키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문제 때문이라는 것이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중지와 개발중단이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긴 하지만 그것 때문에 북한인권 상황을 외면하고 방치한다는 것은 또다른 중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그것은 한반도에서 미국 대외정책의 중요한 주제 하나를 포기하는 것이며, 나라에 따라 이중적인 인권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미국이 추구하는 보편성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갖게 하는 것이다.

지난 1월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중국이 탈북자 7명을 북한으로 강제송환한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인데도 미국정부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최근 북한이 중국 및 서방국가들과의 관계개선에 적극 나서면서 중국으로 탈출한 탈북자 3만~5만명의 신변이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는데도 미국정부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징후는 없다는 것이 WP보도의 핵심이다.

이 신문은 또 북한에 지원하는 식량과 구호물자들이 공정하게 배분되지 않고 현장접근도 어렵다며 세계적인 구호단체들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정부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여러차례 촉구하고 있으나 어느 정부도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도 아울러 지적하고 있다. 98년 10월 국경없는 의사회가 이런 이유로 북한에서 철수한 데 이어 영국의 환경단체인 옥스팸(OXfam)도 철수했다. 작년 말엔 북한에서 구호사업을 벌이고 있는 21개 단체 전부가 북한당국의 자세변화와 서방정부의 관심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들에 의하면 지난 95년 이후 5억8000만달러어치의 식량과 생필품 지원이 이뤄졌으나 북한당국은 이것을 ‘정치적 무기’로 남용하고 있으며 암시장에서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을 정도로 분배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기아주민과 병자들을 제대로 구제하기 위해 배분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며 사후 감독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정부가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원칙의 일관성을 지녀야 한다. 한반도에서 미사일문제 때문에 인권개선 원칙이 무너진다면 미국의 인권정책은 보편성에 근거하기보다는 편의에 따라 왔다갔다 한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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