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9년 중국공산당 11차 4중전회는 ‘농업발전을 촉진하는 문제에 관한 결정’을 채택했다. 농가 생산이 많으면 수입도 그만큼 늘어나게 함으로써 농가의 생산의욕을 북돋우려는 인센티브(이윤동기) 정책이었다. 말하자면 준(준) 개인영농 제도인 셈이었다. 그 후 굶주려 죽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던 중국에서는 ‘기아(기아)’ ‘아사(아사)’라는 말들이 서서히 자취를 감춰 12억 인구의 식량문제가 해결되었다. ▶중국에서는 요즘 ‘식량부족 시대’에 볼 수 없던 새로운 현상들이 번지고 있다. 비만치료를 위한 다이어트센터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으며 비만치료를 위한 차(차)와 약, 운동기구 광고가 거리와 잡지에 넘치고 있다. 또 잘살게 되면서 부쩍 많아진 당뇨병이나 비만 환자들을 위한 ‘면당(면당)월병’‘건강월병’ 같은 것도 등장했다. 비만치료가 가위 ‘성장산업’이 되어버린 셈이다. ▶또 올해엔 건국 이래 처음으로 쌀, 밀, 옥수수 등 농산물에 대한 감산(감산) 조처를 내렸다. 계속된 풍작으로 정부의 농산물 재고부담이 늘어났고 가격도 폭락해 감산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난 70년대 말부터 인구억제를 위해 실시해오던 ‘계획생육(산아제한)’ 정책도 완화하기로 했다. 한 가족에 한 아이만 낳도록 한 일태화(일태화) 정책을 완화해 두 자녀 출산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성공적인 농업정책으로 식량을 자급할 수 있었던 중국은 그 동안 굶주리고 있는 북한에 식량원조를 꾸준히 제공해왔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어서 “중국이 식량 15만t과 코크스 40만t을 무상으로 제공했다”고 며칠 전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했다. ▶이 방송은 또 “최근 몇 년 간 중국 정부는 제국주의자들의 고립 압살 책동과 자연재해로 일시적 곤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 식량-원유 등 협조물자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그 많은 12억 인구를 먹여 살리고도 남을 도와주는데 김정일 정권은 겨우 2000만이 조금 넘는 북한 주민도 못 먹이다니…. 북한 권력자들의 농업정책에 대한 ‘식견’과 ‘판단력’이 그저 한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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