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사설 북-러 신조약이 의미하는것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00.02.11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우리 정부는 러시아와 북한이 신조약(우호선린 협력조약)을 체결한데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양이나 그것은 사태를 너무 안이하게 보는 것이다. 물론 이번 조약은 오래 전부터 예견되어온 것인데다 내용도 기존 조약보다 훨씬 부드럽다. 기존 조약이 북한의 고려연방제 지지를 명문화하고 유사시 자동군사개입 길을 터놓은 군사동맹 성격이 강했던데 비해 신조약에선 그런 내용이 모두 삭제되기는 했다.

그러나 이 신조약이 ‘전략적 제휴’의 시발점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러시아로서는 외무장관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해 조약에 서명할 정도로 이번 일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데 유의해야 한다. 이 조약 체결은 러시아가 지금까지의 남한 위주 외교에서 한반도 등거리외교로 전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고, 북한으로서는 러시아로부터 경제협력은 물론 미국과의 관계개선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전역(전역) 미사일 방어망체제(TMD) 구축에 불안을 느낀 중국도 북한과 다시 가까워지고 있는 분위기다. 김일성 사망 후 국가원수급으로는 처음으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남(김영남)이 작년에 중국을 방문한데 이어, 새해 들어서는 김정일의 중국 방문이 진지하게 논의될 정도로 양국관계가 복원되고 있다.

이들 3국이 어떤 형태로든 가까워지면 우리에게 유리할 것은 결코 없다. 그런데다 북한은 최근 들어 대(대)서방외교를 전례없이 강화하고 있다. 작년 10월 외무상 백남순(백남순)의 유엔 참석을 계기로 서방과의 관계개선에 본격적으로 착수해 이탈리아와는 이미 국교를 수립했으며 필리핀과도 수교직전에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와도 본격적인 수교협상이 진행중이며 프랑스 등과의 접촉도 활발하다.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 태도는 너무나 일차원적이다. 러시아와 북한은 양측이 다같이 경제난을 겪고 있어 서로 주고받을 것이 많지 않을 것이며 중국과의 관계개선도 크게 염려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서방국과의 수교는 ‘북한 개방에 도움이 되는 만큼 우리가 그동안 권장해온 정책’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북한이 외교적으로도 안정을 되찾고 그런 바탕 위에서 민생에 주력하며 한국과도 대화의 길에 나서게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의 외교적 안정이 곧 한국을 외면하고 한국에 보다 더 호전적이 될 가능성을 우려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외교적 안정이 곧 북한의 개방과 연결될 수 있다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 북한은 유리한 위치에서는 결코 협상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 정부는 얼마나 지나야 알게 될 것인가.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  Tel : (02)724-6650,6523  |  E-mail : nkchosun@chosun.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SITE_MANAGER
Copyright © 2013 NK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