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약 50km 떨어진 판문점 북측 마을에서 북한 사람들이 걷고 있다.

북한 핵사태로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지만 비무장지대(DMZ)는 이 때문에 오히려 색다른 경험을 하려는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이 기사에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개의치 않는 한국 젊은이의 발언과 한국내 반미 시위에 염증을 느꼈다는 한국 거주 미국인의 언급을 함께 소개했다.

타임스는 DMZ 내 도라산발 기사에서 "DMZ는 현금이나 신용카드만 있으면 누구라도 세계에서 가장 삼엄하게 요새화한 군사분계선을 관광할 수 있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120만에 이르는 북한군 대다수가 철조망과 지뢰로 뒤덮인 폭 4㎞의 DMZ 바로 북쪽에 배치돼 있지만 한해 15만명에 이르는 관광객들을 막지는 못한다고 타임스는 밝혔다.

이 관광객들 가운데 대부분은 외국인이지만 최근에는 반미 시위와 북한의 침략 위협에 대한 한국내 위기의식의 해이로 DMZ 여행업체들이 20, 30대 한국 젊은이들에게 다가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26세의 한국인 관광 가이드는 "우리는 정말로 북한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50년 동안 평화롭게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땅굴을 직접 본 한국계 미국인의 느낌은 달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기업 경영인인 이 한국계 미국인은 "땅굴을 직접 보니 정말로 북한의 남침 의지가 느껴진다"고 밝혔다. 그와 함께 DMZ 관광에 나선 뉴욕 출신의 미국인도 "이곳에는 아직도 위험이 남아있다. 나는 북한을 믿지 않는다. 그들은 무엇이든 할 용의가 있고 능력도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는 호기심 많은 관광객들이 DMZ로 몰려드는 반면 겁을 먹고 이곳을 떠나려는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도라산 기념품점에서 물건을 구경하던 미국 루이지내아주 출신 영어강사는 "이곳이 너무 무서워 떠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국기를 찢는 서울의 모든 시위들에 질렸다"면서 "북핵 사태는 그렇지 않아도 이곳에 질렸던 내게 마지막 일격 같은 것이었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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