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자 1면 ‘여야 담합 선거법 개악’을 읽었다. 국회 무용론이 한창일 때 국회의원의 정수를 대폭 줄인다는 설이 있었고, 국민 대다수도 국회의원 수를 대폭 줄일 것으로 믿어 왔었다.

하지만 총선은 다가오고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축소는커녕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고 있다. 시민단체에서는 국회의원 출마 부적격자의 명단 발표에 매달리기보다 이 문제에 먼저 매달려야 순서가 옳을 것이다.

나라가 어렵고, 위기에 몰렸을 때는 자성의 빛을 보이며 큰 소리를 치던 공언들이 한낮 쇼였다는 말인가? 더욱 기가 막힌 일은 뇌물 사건이나 기소 중인 국회의원들도 총선 출마를 위해 뛰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회는 신성한 입법기관의 산실이 되어야 하지 인면수심(인면수심)의 난장판이 되어서는 안되는 곳이다. 이제 신물나는 정치쇼는 그만하고 국민 두려운 줄 아는 성숙한 정치인들이 되어주길 바란다.

/홍원주 50·산업강사·경기 양평군

◈최근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넘겨졌던 탈북 주민 7명이 북한으로 송환되었다는 보도이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고, 외교적 굴욕감과 치욕을 금할 수 없다.

혹 정부 당국이 최근 수년간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등으로 이번 일에 너무 자신감을 갖고 안이하게 대처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러시아가 7명의 탈북자를 중국에 몰래 넘겨주기까지의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니 더욱 한심스럽다. 또 중국이 북한으로 이들을 넘겨줄 것이라는 사실조차도 감지하지 못했다니 외교부는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이 같은 허술하고 주먹구구식 외교 대처로서는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시 따돌림 당하기 십상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의 4강 외교를 다시 되돌아보아 빈틈없는 종합적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북으로 송환된 탈북자들이 북으로부터 어떠한 처벌을 받거나 희생당하는 일이 없도록 유엔 등과의 다각적 외교를 통해 뒤늦게나마 힘을 쏟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동현 44·회사원·서울 관악구

◈15일자 38면에 미군들이 지난 11월부터 미군 가족과 군속에 방독면 4만여개를 배포하고 그 자녀들이 착용법을 배우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와 함께 컬러사진이 실렸다. 나는 그 짧은 내용과 사진을 보며 ‘혹시 국가안보에 문제가…’ 하는 불안한 마음이 스치고 갔다. 주한미군이라면 우리 사정에 누구보다도 정통한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선량한 국민들은 상부층의 말 한마디에 안심도 하고, 또 불안에 떨기도 한다. 남북이 대치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런 기사를 냈다면, 단순히 미군 자녀들이 방독면 착용법을 배웠다는 내용만 실을 게 아니라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함께 밝혔어야 했다.

/이주영 50·무직·강원 동해시

◈17일자 1면 ‘대형상륙함 2002년 건조, 경항모로 개조 가능’을 읽었다. 우리 해군이 1만톤급 대형상륙함(LPX)을 2006년 진수키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900마일 영해방어에서 원양방어로 해군의 작전 개념이 전환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었는데 늦게나마 제자리를 찾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24시간 만에 상갑판이 비행갑판으로 변해 수직 해리어기를 발진시킬 수 있는 일본의 대형수송함 오스미(8900t)보다 탑재 능력이 크다고만 비교한 것은 현대전에서 함정의 기능과 역할을 무시한 것으로 생각된다.

포클랜드 전쟁 당시 영국 구축함이 아르헨티나 해군이 발사한 엑조세 미사일 한방에 격침되었듯이 현대전은 첨단 무기체계에 달려있다. 따라서 항공모함의 활동을 위해서는 대공, 대함, 대잠 능력이 뛰어난 이지스급 호위구축함이 있어야 한다. 일본은 그동안 항공모함보유 전초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이지스함을 지속적으로 실전에 배치해 왔다.

우리도 지금이라도 이지스함을 건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서 해상수송로를 우리 힘으로 보호해야 할 때가 됐다고 본다. 현재 일본은 말레카 해협까지 순시를 하며 우리 선박이 야간에 해적을 만나 구조요청을 할 때 제일 먼저 나타나서 해적을 쫓아주고 어둠 속으로 사라진 적도 있다는 선원들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이광선 43·한강수난구조대 구조대원·서울 영등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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