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재판을 통해 증거가 드러난다면 일본 정부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 보상하도록 판결할 것이다. ”

7일부터 12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릴 ‘2000년 일본군 성(성)노예전범 국제법정’에서 판사를 맡은 가브리엘 커크 맥도널드(여·미국)씨는 6일 도쿄(동경)시내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만명의 여성이 일본군의 성욕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동원됐다”며 재판에 임하는 입장을 이같이 밝혔다. 이 행사는 남·북한, 중국, 대만 등 8개 아시아 피해국과 일본의 민간 비정부기구(NGO)가 공동개최하는 최초의 국제법정이다.

이들이 밝힌 이번 법정의 가장 큰 목적은 일본 정부와 일왕의 책임을 묻는 것. 비록 강제성은 없지만 국가의 책임을 ‘국제법정’이라는 무대를 통해 물음으로써 일본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국제 여론에도 호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 유고 국제전범법정 재판장을 맡기도 했던 맥도널드 판사는 “8개국 검찰관들이 제출할 공동기소장과 증거를 기초로 강간 등 (일본군의)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죄를 묻겠다”고 말했다. 200여쪽 분량의 공동기소장은 남·북한 종군위안부 관련자 등이 팩스 등을 이용해 수차례 협의를 거쳐 만든 것으로, 남과 북 위안부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이 담겨있다.

/동경=권대열특파원 dykwon@chosun.com

/한재현기자 rooki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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