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총장은 장 총재의 출국에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혼자서 결심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적 관계자들은 최근까지도 장 총재가 30일 이산가족 만찬을 주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11월 19일 조총련 모국방문단을 위한 만찬도 주재했던 장 총재가, 정작 남북 이산가족 상봉 현장을 피한 것이 자의(자의)로만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박 총장은 또 “북한이 장 총재 주재의 만찬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통일부 관계자들은 “공식적으론 없었다”고 다른 뉘앙스의 말을 하고 있다.
한적 관계자들은 “장 총재가 일본 적십자사의 초청으로 사할린 동포영주 귀국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출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일본 적십자사는, 대한적십자사가 양측 회담을 제의해온 것은 “29일”이라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제의로 현재 지방출장 중인 후지모리 쇼이치(등삼소일) 일본적십자 사장이 장 총재와의 면담을 위해 현재 일정을 조정 중이라고 일적(일적)측 관계자는 밝혔다. ‘초청’이라는 한적측 설명이 ‘둘러대기 변명’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사할린 동포’ 문제를 논의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주일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외교 경로를 통하지 않는 사할린 문제 협의는 있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 총재의 출국을 둘러싼 논란이 거듭되자 한적측은 이날부터 장 총재의 일본 내 일정에 대해 “모른다”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한적은 장 총재의 일본 내 행방과 숙소조차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장 총재의 소재에 대해선 한국대사관측도 “아는 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장 총재의 출국과 일본 체류에 제3의 기관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이 서울에 온 시점에, 상식적으론 납득하기 어려운 미스터리 극(극)이 한국과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병묵기자 bmchoi@chosun.com
/동경=권대열기자 dykw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