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과 ‘활동제한 조치’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황장엽(황장엽·사진) 전 노동당 비서와 김덕홍(김덕홍) 전 여광무역총회사 사장이 27일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 출석했다.

간담회는 김명섭(김명섭) 정보위원장이 국정원 간부들을 모두 퇴장시킨 가운데 열렸다. 황씨는 “국정원에 의해 연금을 당하거나 부자유스러운 생활을 한 것은 아니었다”며 “국정원의 정치인·언론인 접촉 제한과 외부강연 자제 등에 반발해 발표했던 20일자 성명은 상대적으로 과대포장돼 송구스럽다”고 말했다고 김 위원장이 전했다.

황씨는 이어 “북한의 위협도 있고, 집필작업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국정원 내 안가(안가)에 계속 머무르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정보위원들은 임동원(림동원) 국정원장에게 특별관리 지속을 요구했다.

그러나 황씨는 북한 민주화사업에 대한 의지는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독재체제인 북한의 민주화와 붕괴에 앞장서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탈북했었고, 나의 마음은 근본적으로 변함이 없다”면서 “정부는 정부대로, 민간은 민간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정부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말했다고 김 위원장이 전했다.

한편 임동원 국정원장은 황씨 등이 말하는 ‘북한 민주화 사업’에 대해 “이는 김정일 실각 및 북한정권 붕괴를 위한 제반 대북활동을 의미하는데, 국익 등을 고려하지 않고 추진할 경우 냉전체제 하의 대결구도로 회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혀, 국정원과 두 사람간의 갈등구도가 완전 해소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윤정호기자 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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