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판 제2의 외환·금융위기는 없을 것이다. ”(리콴유)

“미국은 대통령선거의 후유증을 극복할 것이다. ”(김대중)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김대중) 대통령과 싱가포르를 선진국으로 발전시킨 국부(국부)로 추앙받는 리콴유(이광요) 전 총리가 25일 만나 ‘아시아의 원로 정상’으로서 동서고금, 동·서양을 넘나드는 지식과 경륜을 공유하며, 약 한시간 동안 남북관계와 아시아 경제위기, 미국 대선에 관해 담론(담론)을 나눴다. 김 대통령의 숙소인 샹그리라 호텔에서였다.

김 대통령이 먼저 반갑다며 고견을 듣고자 찾아왔다고 인사하자, 리 전 총리는 합장하면서 “노벨 평화상 수상을 축하한다. 마땅히 받아야 할 상이다. 김 대통령은 동북아 역사의 전환점을 만들었다”고 화답했다.

김 대통령은 이에 “리 선생은 한반도에서 정상회담 이후 전개되는 상황이 근본적 변화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일시적 변화로 보는가”라고 물었다.

리 전 총리는 “전술적이든 전략적이든, 아니면 근본적이든, 그 결과는 북한이 통제하기 어려운 변화가 될 것”이라면서 “북한이 여러 가지로 변하고 일단 개혁·개방을 하면 다시 과거로 돌아가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답변했다.

리 전 총리는 동남아 금융문제와 관련, “어느 나라를 봐도 과거와 같은 금융위기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아시아는 정치가 약간 불안해서 그렇지 경제적 측면에서는 우려할 것이 하나도 없고, 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 등은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한국은 외환보유액(930억달러)이 많기 때문에 1997년과 같은 위기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뒤, “가장 큰 문제는 재벌들이 미래를 향해 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김민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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