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홍(김덕홍·사진)씨는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안전가옥 밖에서의 생활에 대해 “이곳 사정을 잘 모르니 여러 사람들과 의논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덕홍씨와의 문답 요지.

―이번 상황에 대해 설명해 달라.

“우리는 정부의 대북정책에 참견하지도 않았고 (남한 내) 정치투쟁에 휘말리지 않으려 했다. 국정원이 지난 16일 다섯 가지 제한 조치를 내렸을 때도 우리는 임동원(임동원) 국정원장 앞으로 그 조치들이 부당하다는 청원서를 내면서, 20일 저녁까지 답변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그들은 마치 우리가 국정원의 보호관리를 전면 거부하는 것처럼 주장하는데, 사실과 맞지 않다. 우리는 이곳에 올 때 신변안전보호와 대북사업을 보장한다는 정부의 담보(보장)를 받았다. ”

―국정원이 그동안 구체적으로 어떤 통제를 했는가?

“위에서 보안을 강조한다며 강연 등에 나가지 못하게 했으며, 정치인이나 언론인도 못 만나게 했다. 특히 우리의 생존의 가치나 다름없는 ‘북한 민주화 사업’을 절대 못하게 했다. 통제는 남북 정상회담 이후 더욱 심해졌다. 북한 동포에게 한쪽으로 물질적 지원을 하면서 이들에게 인권과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우상화의 본질이 무엇인지, 남한의 발전상 등을 알려야 효과가 커진다. 정부의 물질적 지원과 우리의 민주화 사업이 결합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김정일 정권만 살리는 게 된다. ”

―국정원측이 북한 민주화 사업 등을 왜 못하게 했나?

“만약 김정일이 우리가 하는 일을 알고 노(노)하게 되면 남북경협을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한다고 했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북한 경제회복을 위해 남한과 경협을 하는 것이 김정일의 사활적 요구이다.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해서 중지하지 못할 것이다. 김정일의 말에 너무 민감할 필요가 없다. ”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국정원이) 우리하고 토론도 없이 안전가옥에서 나가는 것을 결정해 불만은 있지만 다른 도리가 없지 않으냐. 그러나 이번 사건이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가려내, 국민들의 심판을 반드시 받겠다. ”

―밖으로 나가면 거처는 어떻게 할 건가?

“우리가 남한 생활을 잘 모르지 않는가. 밖에 나가 사람들을 만나 상의하려고 하는데 어제(21일)부터 외부 출입을 못하게 한다. ‘차량을 못내주면 탈북자동지회 차량이라도 오라고 해서 나가겠다’고 하니, 그것도 ‘결정되면 연락해 주겠다’고 하고서는 연락이 없다. 이사장(황장엽)은 면회실에 사람을 불러놓고도 못 만나고 있다. ”

―국정원은 북한의 테러위협을 걱정하는데.

“걱정해줘서 고맙긴 하지만, 그렇다면 왜 나가라고 하는가. 우리는 테러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 같은 것 없다. 또 테러당하면 영광으로 생각할 것이다. ”

―밖에서 (경제적으로) 생활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동안 이사장과 나는 통일정책연구소에서 노임을 받았다. 그런데 해임됐으니 이제 노임은 없다. ”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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