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단교로 얼어붙었던 한국과 대만의 민간 경제협력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양측 재계가 지난달 대북한 공동 진출 등 통상 협력에 합의한데 이어, 무역량과 관광객 방문도 올들어 두 자리 수로 늘어나고 있다.

대한항공은 23일부터 나흘간 부산에서 개최되는 ‘동양 및 동남아 라이온스 대회’에 참석하는 대만측 대표단 수송을 위해 부산~타이베이 노선에 전세기를 띄운다. 한국 여객 전세기의 타이베이 운항은 지난 92년 단교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10월 대만 지진 때는 대한항공 화물 전세기가 담요 등 구호물자를 대만측에 전달했었다. 한국~대만 항로는 92년 45만명이 이용, 연간 시장이 1600억원에 달했던 황금 노선.

양측의 무역과 관광 교류도 급증세다. 무역에선 올해 대만에 대한 수출이 지난해보다 26.5% 늘어난 80억달러, 수입은 50%가 늘어난 44억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전경련 다자협력팀 박대식 부장은 “경협이 정상화되면 항공 및 건설 교류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들어 한국을 찾은 대만 관광객도 10월까지 지난 한해 규모인 11만명을 돌파하는 등 15%나 증가했다. 한국관광공사 박석주 과장은 “쇼핑과 스키를 즐기려는 대만 관광객이 폭주해 항공기 좌석이 없다”며, “항공 운항이 재개되면 대만 관광객이 92년의 30만명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용기자 sykim@chosun.com

2000년 대 대만 수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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