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광고가 있다. 물론 ‘북한식’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 북한 신문에는 ‘광고’가 등장했다. 노동신문 등과 달리 그나마 주민들의 생활 관련 정보를 조금이라도 담고 있는 평양신문이다. 매일 4개면으로 발행되는 이 신문에는 어떤 상점에 어떤 물건이 들어와서 팔린다는 광고가 실린다. 극장에서 상영중인 영화 프로도 나온다.

좀 오래되긴 했지만 1992년 10월 15일자 평양신문 4면 하단에는 이런 안내광고가 실려 있다.

“우리 직매점에는 싸리광주리, 삼태기, 휴지통 등 싸리제품들과 굵은 고무줄 위에 섬유 피복을 씌운 자전거잠바, 각종 신발끈, 석유곤로심지, 고등중학생용 태권도복, 자전거 안장커버, 수지바구니, 수지 중절모, 오사리 중절모, 각종 톱, 노끈 꼬는 기계, 집이 손거울, 고무줄 그리고 싸리와 탭싸리로 만든 마당비가 많이 들어왔습니다. 목요일은 휴식일입니다. 봉사시간: 아침 10시-저녁 6시입니다”

같은해 2월 25일자에는 전기제품을 파는 상점의 안내가 실려 있다〈사진〉. 제품의 그림까지 그려넣어 ‘광고효과’를 높이고 있다. 국내에서 최근의 평양신문을 구하기 어려워 직접 확인할 수는 없으나 방북자들에 따르면 요즘도 이런 광고가 실리고 있다고 한다.

평양시 인민위원회(우리의 시청에 해당) 기관지인 평양신문은 이런 광고 등으로 인해 시민들에게 인기있는 신문이다. 평양시내에는 외국인들을 위한 광고성 문구가 눈에 띄기도 한다. 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에는 외국기업의 광고판이 설치되기도 했다. /노재완 객원기자 benchno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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