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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북한을 ‘테러명단’서 뺀다? ‘무력포기’선언부터 먼저 불법억류 454명 돌려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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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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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부터 뉴욕에서 시작된 미·북 관계개선 고위회담 준비회담 의제에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명단 삭제문제가 포함돼 있어 우리의 관심을 끈다. 북한은 단기적인 대미 외교목표를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에 두고 미국에 집요하게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찰스 카트먼 한반도 평화회담 특사와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뉴욕회담은 약 1개월 후 있을 미·북 고위관리의 워싱턴회담 준비를 위한 것이다. 제임스 루빈 미 국무부 대변인은 양측이 “테러문제에 관해서도 회담할 것”이라고 밝히고 테러회담 미측 대표로는 국무부 테러대책조정관 마이클 시언 대사가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린 것은 87년 KAL기 공중폭파사건 이듬해인 88년부터다. 지금 북한과 함께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있는 나라는 리비아 등 7개국이다.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을 해마다 발표하는 것은 미국의 안보와 자국민 보호를 위한 독자적인 정책이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느냐 여부도 미국이 결정할 사안이다.

그러나 오늘날 거의 모든 테러폭력은 국제테러리즘에 해당되기 때문에 대(대)테러정책도 관계국과 공조하지 않으면 안 된다. 테러리스트들은 단순한 폭력범죄자가 아니라 고도로 훈련되고 조직화한 데다 첨단무기로 무장하고 있다.

83년 북한이 아웅산묘소 폭파사건에 파견했던 테러리스트들은 현역 인민군 장교들로서 이들은 개성 제2전방군단에서 집중적인 단기폭파교육을 받았다.

한국은 북한의 폭력혁명노선 때문에 전후 최대의 국제테러리즘 피해국가다. KAL기 공중폭파와 아웅산묘소 폭파, 1·21청와대 기습기도사건, 두 차례에 걸친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과 이로 인한 숱한 인적·물적 피해 등만이 아니다.

북한은 휴전 후 한국인 3756명을 납치했으며 이 가운데 선원 등 454명을 아직 송환하지 않고 강제억류하고 있다. 북한이 납치해 인질로 잡고 있는 한국인 대부분은 어로작업하던 선원들이고 항공기 승무원과 승객들, 여행 중인 유학생과 교사, 해수욕하던 고교생, 목사 등 종교인들도 포함돼 있다. 북한은 일본인들도 10여 명 납치했으며 지난 1월에도 한국인 목사 한 명을 또 납북해갔다.

테러관계 국제법을 정면 위반한 이런 사례들은 북한이 휴전 후 현재까지 꾸준히 대남테러를 저질러 오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미국은 과거는 물론, 현재도 진행 중인 북한의 이런 국제테러리즘 행태를 엄격히 고려해서 테러국가명단 삭제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대남테러 피해당사자인 한국 정부도 북한의 테러국명단 삭제문제에 관해서 마땅히 적절한 반응과 명백한 의견 표명 등이 있어야 할 것이다.

미국 정부는 자국민들을 해치는 테러리스트들에 대해서는 초강경한 응징을 가해왔다. 그것은 테러리즘에 대한 대가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비싸다는 교훈을 주기 위한 무자비한 보복책이었다.

86년 4월 미군 폭격기들이 리비아의 트리폴리와 뱅가지를 폭격한 것이나 88년 12월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 팬암기 폭파테러리스트 3명을 리비아에서 넘겨받아 헤이그 국제재판소에서 재판을 받게 한 것도 그 예이다.

미국은 북한의 테러국 명단삭제 문제도 이와 똑같은 결의와 잣대로 처리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북한이 불법억류 중인 454명의 무고한 한국인질을 가족 품으로 돌려보낼 뿐 아니라 대남폭력혁명노선에 대한 공개적인 포기선언도 그 전제조건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북한의 모든 대남테러리즘의 근원이 바로 폭력혁명노선이기 때문이다. /여영무 남북전략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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