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는 3일 장충식(장충식)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월간조선(10월호)과의 인터뷰에서 북측을 심하게 자극하는 말을 했다면서 그를 ‘도발자’로 부르고, “그가 남조선 적십자사 총재로 있는 한 상대하지 않을 것이며, 2차 이산가족 교환방문(11월 30일~12월 2일)과 북남 적십자회담을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8면

북적(북적) 중앙위원회는 이날 평양방송을 통해 발표된 성명에서 “적십자 총재 신분으로 흩어진 가족·친척 방문단 교환사업을 우리를 비방·중상하는 데 이용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도전이며 참을 수 없는 모독”이라고 말했다.

북적측은 장 총재의 인터뷰 내용 중 ‘평양은 지난 10년간 정체돼 있었다’ ‘(이산가족 상봉 때) 남에서 올라간 사람들은 매일 옷을 갈아 입었지만, 북쪽 사람들은 같은 양복만 계속 입고 있었다’ ‘이산가족 상봉은 남북체제의 우열을 비교할 수 있는 거울이다’ 등의 발언을 문제삼았으며, 특히 ‘북은 자유가 없다’는 등에 대해선 “우리의 존엄 높은 정치체제를 정면으로 걸고 드는 망발”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장 총재는 비서실을 통해 “일절 언급하지 않겠다”고 함구했으며, 통일부 당국자는 “당분간 북측의 태도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북적의 성명 내용만 보면, 장 총재를 교체하라는 요구로 보인다. 그러나 장 총재는 인터뷰에서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상당한 고생을 했다” “북한도 정치적 선전을 위해 연출하지 않는다”는 등 북측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종 강조했다.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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