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결정한 해군의 차기 주력잠수함은 독일 HDW사의 214형으로 수중 배수량이 1800t이다. 기존 독일제 209형에 비해 300여t 가량 크며 신형 첨단장비들을 갖추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공기불요(불요) 추진(AIP:Air Independent Propu lsion) 장치를 장착하고 있다는 점. 종전의 디젤 잠수함은 하루에 한 번 이상 수면 가까이 떠올라 연료전지를 충전, 적에게 탐지될 위험이 컸지만 214형은 AIP장치로 최대 2주일 가량 물 속에서 계속 작전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물론, 일본·중국도 AIP장치를 갖춘 잠수함을 아직 보유하고 있지 않다.

길이 65.5m, 폭 6.5m로 533㎜ 어뢰발사관 8문과 ‘하푼’ 대함미사일로 무장하고 있으며 승조원은 27~35명이다.

국방부는 독일로부터 설계도를 받아 오는 2009년까지 1조2700억원을 들여 이 잠수함 3척을 국내 건조한 뒤 설계기술을 확보, 3000t급 중(중)잠수함(SSX) 수척을 국내기술로 독자 건조한다는 방침이다. 3000t급 중잠수함은 통일 이후 주변국 위협 등에도 대비, 지상의 전략목표물까지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이달 중 대우중공업과 현대중공업 2개 업체 중 1개 업체를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선정, 차기 잠수함 건조를 맡길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 98년 이후 물밑 수주전을 벌여온 두 업체의 불꽃튀는 경쟁이 수면 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기존 209형 잠수함 9척의 건조는 대우가 독점해 왔으며, 현대는 이에 대해 사업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며 국방부를 상대로 행정소송까지 제기하며 크게 반발했었다.

기득권을 갖고 있는 대우는 잠수함 건조에 막대한 설비 및 인력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대에 맡기면 과잉설비 및 중복투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현대는 주요 선진국이 국가전략적으로 잠수함 건조 조선소를 복수로 유지하고 있고 현대도 잠수함 건조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업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용원기자 kys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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