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이탈리아 방문 이틀째인 3일 상원의장과 하원의장을 각각 면담한 데 이어 마시모 달레마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로마에서의 공식 일정을 마쳤다.

김 대통령은 2일 만찬 직전 카를로 아첼리오 참피 대통령에게서 ‘대장(대장)부착 대십자 기사훈장’을 받았고, 김 대통령은 참피 대통령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전달했다.

○…한·이탈리아 정상회담(3일 오후 8시)에서 김 대통령은 이탈리아가 서방 선진국 중 처음으로 지난 1월 북한과 대사급 수교를 한 나라인 점을 감안, ‘북한의 개혁·개방론’ 역설에 주력했다.

김 대통령은 빌라 마다마궁 당골로실에서 열린 정상회담과 그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탈리아·북한간의 수교는 우리의 대북 포용정책 기조와 부합하는 적절한 선택이자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한국은 세계 여러 나라가 북한과 가급적 많이 접촉하고 수교하는 것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양국이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북한이 변화와 개방의 길로 나올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면서, 이탈리아가 ‘남북대화의 중재역’을 맡아줄 것을 기대했다.

달레마 총리는 이에 “이탈리아는 북한의 개혁·개방과 변화를 유도하고, 남북대화 호응을 북한측에 계속 촉구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공동기자회견에서 “한 가지 추가해 말하겠다”면서, 람베르토 디니 외무장관의 오는 29일 북한방문 사실을 공개. 달레마 총리는 특히 “디니 장관의 북한방문은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북한에 남북대화를 설득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참피 대통령도 이에 앞서 김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비확산, 대량살상무기, 지역안보, 인권문제 등에 있어서 북한을 국제사회에 참여시키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디니 외무장관은 특히 “얼마 전 북한의 백남순 외상을 만났는데 변화를 두려워했으나 ‘북한도 변해야 산다’고 강조했다”면서, “무엇보다 다른 나라와 대화하면서 한국과 대화하지 않으면 진전이 안 된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곧 이어 라파엘로홀에서 열린 총리 주최 오찬에 참석,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이탈리아 중소기업은 한국의 다시 없는 귀감이고, 동아시아라는 거대시장의 중심지에 위치한 한국의 숙련된 노동력과 우수한 산업기술력은 세계적 수준”이라면서 양국기업의 협력을 강조했다.

○…대통령 부인 이희호(이희호) 여사는 이탈리아 국립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을 방문해 지난해 10월 13세의 나이로 이 음악원에 수석 입학한 우리나라 바이올리니스트 김소연(김소연)양 등의 연주를 감상했다. /김민배기자 baiba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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