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남한과의 약속에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과 관련,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진의(진의)에 대해 신중한 우려를 나타냈다.

래리 닉시 의회 조사국(CRS) 선임연구원은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5년부터 UN과 세계 각국의 NGO 단체로부터 식량지원과 원조를 받으면서도 북한주민들과 외부세계의 접촉을 최소화하면 체제를 성공적으로 유지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북한은 남한에서 지원을 얻을 수 있을 만큼만 문을 열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버트 매닝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남한 정부로부터 이미 구체적인 이익을 받을 만큼 받았다고 느끼는 것 같다”며 “때문에 남한과의 관계를 제도화 단계로까지 이끄는 것을 바라지 않는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제임스 릴리 전 주한미대사는 “최근 미국과의 관계를 진전시키고 있는 북한이 과거처럼 상대를 바꿔가며 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를 설정해 나가는 데 보다 더 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허드슨 연구소의 로버트 두자릭 연구원도 “북한은 당분간 미국과 관계를 모색하면서 새로운 지원을 얻으려는 작업에 치중할 것 같다”며 “북한은 파트너를 바꿔가며 돌아다니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중특파원 midwa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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