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입조심에 성공했던 모리 요시로(삼희랑) 일본 총리가 ‘납치 일본인, 제3국 발견안’ 발언으로 또 다시 큰 곤경에 빠졌다. 모리 총리는 20일 서울에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가진 회담에서 97년 11월 자민당 총무회장 당시 여3당 대표 단장으로 북한을 방문해 “북한이 납치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일본인들이 북한 외부에서 발견되는 것처럼 가장하면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고 제의했다”며 북한과의 비밀 거래 사실을 털어 놓았다.

이에 대해 일본 언론과 야당은 물론 여당과 정부에서까지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여당인 자민당의 가토 고이치(가등굉일) 전 간사장은 “모리 정권 외교팀의 판단과 정보관리에 문제가 있다”며 “이번 실수는 매우 크다”고 말했다. 공명당의 간자키 다케노리(신기무법) 대표도 “별로 적당하다고 볼 수 없는 발언”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일본 언론은 22일에도 마이니치(매일)와 아사히(조일) 등 유력지들이 사설과 특별기고 등을 통해 경솔함을 비난했다. /동경=권대열특파원 dykwon@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