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고립에서 점차 벗어나는 과정에서 최고지도자 김정일과 강력한 군부 사이에 긴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19일 전망했다.

IISS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외부세계로 더욱 개방되면 김정일은 국방보다는 경제부흥에 돈과 신경을 더 쓰게 되고, 이에 따라 자신의 지지기반인 군과 긴장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IISS는 지난 5년여 동안 북한에 대한 지원은 북한으로 하여금 아사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주었으며 앞으로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옴에 따라 더 많은 지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IISS는 그러나 지원금이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으며 군사력을 유지하고 증강시키는데 사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IISS는 특히 북한이 서방의 개입정책에서 혜택을 얻으려면 지난 7월 도쿄 G8 회담에서 제시된 것보다 더 확실한 무기확산방지협정을 이행하는 근본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ISS는 “현 단계에서 김정일은 외국의 통상, 지원, 투자를 유치하는 데 노력을 집중하는 것 같다”고 진단하고, 북한 지도부는 현재 투명성이 높아지고 비군사화가 진행되어 국가가 불안해질 정도의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IISS는 최근 한반도의 개선된 상황이 한국의 군사비 지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은 15조4000억원의 국방예산을 편성, 88형 탱크 및 신형 K-9 155㎜ 자주포· 다연장 로켓발사장치 등을 추가 구입할 계획을 세워놓았다고 IISS는 말했다. 또 9척의 디젤잠수함 배치 계획 가운데 8번째 잠수함을 배치했고, 예정된 3척의 구축함도 모두 배치를 마쳐 해군 증강사업이 거의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여시동기자 sdye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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