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종웅(박종웅) 의원은 19일 문화관광부 국감에서 “북한이 지난 8월 남북 언론사 사장단의 ‘상호비방 중지’ 합의문을 근거로 최근 KBS TV 방영 내용에 대해 항의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KBS가 얼마 전 방송에서 비전향 장기수 송환과 관련, ‘6·25 때 의용군에게 끌려갔다’는 표현을 쓰자, 북한이 언론사 사장단 합의문 2항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저해하는 비방·중상을 중지하기로 한다’는 문구를 근거로 ‘의용군에 자진해서 입대한 것이지 끌려갔다는 말이 어디 있느냐’며 ‘그게 바로 체제 비방’이라고 항의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 같은 말은 KBS 간부가 나에게 직접 전해준 것”이라며 “이 간부는 ‘그 말을 들은 후 멘트 하나 하나 굉장히 신경이 쓰인다. 골치 아파 죽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는 사장단 합의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며 “북한이 어떤 경로로 누구에게 이 같은 뜻을 전달했는지 파악해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은 “우리 부에는 그런 항의가 접수된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가, 박 의원의 추궁이 이어지자 “정확한 내용을 파악해 20일 중 보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KBS의 한 고위간부는 “비전향 장기수 보도와 관련, 북한측이 체제 비방이라고 항의해 온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다만 우리 내부적으로 ‘의용군’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냐에 관한 논의가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민철기자 mc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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