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의 군나르 베르게 위원장은 13일 오전 11시(한국시각 오후 6시) 오슬로 소재 노르웨이 노벨연구소에서 가진 수상자 발표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한국과 동아시아의 민주주의와 인권 증진, 특히 북한과의 평화와 화해에 기여한 공로로 200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인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가 됐으며, 1901년 처음으로 앙리 뒤낭과 프레데리크 파시가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이래 81번째의 수상자이자 아시아인으로는 일곱 번째로 노벨평화상을 타게 됐다.

노벨위원회는 “김 대통령이 취임 이후 햇볕정책을 통해 남·북한간에 50년 이상 계속된 전쟁과 적대감을 해소하려 노력해왔다”고 말하고, “(지난 6월) 김 대통령의 북한 방문은 양측간 긴장 완화 과정에 활력이 됐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또 “이제 한반도에서 냉전이 끝날 것이라는 희망이 돌고 있다”면서, 김 대통령은 다른 이웃국가들 특히 일본과의 화해를 위해서도 노력했다고 말했다.

베르게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발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공동 수상은 고려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노벨위원회는 김 대통령이 과거 권위주의 통치 시절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대표적인 민주주의 대변자로 부상했으며, 이 같은 ‘도덕적 강점’을 가진 김 대통령이 동아시아에서 대표적인 인권 수호자로 부각됐다고 말했다. 노벨위원회는 김 대통령의 미얀마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와 (인도네시아의) 동티모르 탄압 반대를 높이 평가했다.

김 대통령에 대한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오는 12월 10일 오슬로에서 열리며, 김 대통령은 90만 스웨덴크로나(약 96만달러·약 10억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 이번 노벨평화상 후보에는 개인과 단체를 합쳐 모두 150명이 올랐으며,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알바니아의 쿠커스 마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등도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됐다.

지난해에는 ‘국경없는 의사회’가 인도적 구호활동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며, 98년에는 북아일랜드 평화정착에 노력한 공로로 존 흄과 데이비드 트림블이 공동 수상했다.

/오슬로=박해현특파원 hh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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