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해봐야 알지만 마음 속으로 해내야 겠다는 각오는 있다' 부산아시안게임 심판 자격으로 방한한 리만섭(56) 북한 체조 대표팀 책임감독은 24일 남북한 남자대표들이 함께 훈련한 부산 사직체조체육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재 조선체육대학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는 리만섭 책임감독은 90년대 남자체조팀 감독을 맡아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안마에서 금메달을 따낸 배길수를 길러내는 등 북한체조를 한단계 끌어올린 인물.

이날 90년대 한국남자대표 감독을 맡았던 조성동 협회 강화위원장과 반갑게 해후했던 리만섭 책임감독은 각종 국제대회 때마다 남한 선수 및 임원들과 만남을 가지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던 인사다.

리 책임감독은 최근 각종 국제대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북한체조의 전력에 대해 '대체로 실력이 좋은 편이다'며 '다른 출전팀들의 전력을 분석한 결과 우리는 안마와 평행봉에서 약하지 않으며 여자는 단체 3위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리 책임감독과의 일문일답.

--처음 남한을 밟은 소감은 ▲감회가 남다르다. 우리가 세계적인 강호인 중국, 일본과 그에 필적하는 남조선 등 강한 선수들과 경기하게 된 것이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동포들을 만나니 반갑다.

--북한체조의 전력은 어떤가 ▲최근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TV를 통해 세계체조의 조류를 파악해 왔다. 남자팀에는 국제경험이 있는 김현일, 정우철이 지키고 있지만 국제대회 경험이 서너차례에 불과한 선수 2명과 국제경험이 전혀 없는 신참 2명이 가세해 새롭게 구성됐다.

일본, 중국의 경기 비디오테이프를 분석하며 우리의 안마와 평행봉이 약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여자의 경우도 손은희, 목은주 등 기존 선수들이 지난해 은퇴한 이후 대부분 새로운 선수들로 구성됐다. 단체전 동메달 정도를 바라고 있으며 이단평행봉과 평균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북한체육계에서 체조의 위치는 어떤가 ▲체조는 육상과 더불어 기본종목으로 대우받고 있다.

--남한 체조를 어떻게 평가하나 ▲남자팀은 실력이 아주 높아 단체전에서도 2등권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또 종목별로는 링, 평행봉, 철봉에서 무척 강하다.

--배길수와 손은희,목은주 등 90년대 스타들의 근황에 대해 ▲배길수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에 은퇴해 체조협회 부서기장을 맡고 있으며 손은희와 목은주도 지난해 은퇴해 조선체육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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