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3일 남측의 정부와 정당·사회단체를 노동당 창건기념일에 초청한 것과 관련,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대체로 초청 의도가 순수해보이지 않는다는 견해를 보였다.

북한 전문가 이항구(이항구)씨는 “통일전선 구축의 일환으로, 참석 여부를 둘러싸고 남측을 분열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제성호(제성호) 중앙대 교수도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한의 정당·사회단체 등을 모아놓고 통일정책 등을 발표하는 형식을 통해 자신을 통일지도자로 부각시키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국대 고유환(고유환) 교수 역시 “노동당 창건기념일 축하사절로 간다면 노동당이 지향하는 사회주의 혁명을 인정하는 셈”이라며 “그렇다고 무작정 거부할 수도 없어 남쪽에 숙제를 던진 것”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른 분석을 내놓은 전문가도 있었다. 김영수(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남북관계 과속방지용 브레이크를 북측이 구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남측에 논쟁거리를 던져놓고 그 사이에 시간도 벌고 남북대화에서의 입지는 유리하게 하자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종석(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치밀한 의도를 갖고 편지를 보낸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참석에 대해서도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남북 사이의 화해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참석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도 있지만, 남측의 국민적 합의가 쉽지 않다는 것. “(참석은) 있을 수 없는 일”(이항구),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선의의 교류부터 선행해야”(제성호), “남북화해와 대화의 진도가 더 나간 다음 진행돼야 할 일”(김영수)이라는 등의 충고가 많았다.

/윤정호기자 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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