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30일 임동원(림동원) 국가정보원장의 ‘자격시비’를 하고 나선 것은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직 장·차관 만찬에서 임동원(림동원·사진) 국가정보원장이 자민련 강창희(강창희) 부총재와 국군포로 문제를 놓고 설전(설전)을 벌인 것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임 원장은 강 부총재가 “비전향 장기수를 북송했는데 국군포로 문제는 왜 거론하지 않느냐”고 문제를 제기하자 “비전향 장기수는 국제법에 따라 한 것이며 국군포로 문제는 1953년 정전협정에서 일단락된 것”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강 부총재가 “국군포로 문제는 현실성 있는 정치적 문제로, 비전향 장기수 문제와 연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한동안 논쟁이 계속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앉은 바로 뒤 테이블에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이 자리했다고 한다. 한나라당 권철현(권철현) 대변인은 이날, 임 원장을 겨냥해 “국군포로 문제가 아무 진전이 없고 강아지 끌려가듯이 북한 주장대로 가고 있다”면서 임 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의 한 관계자는 “국정원장이나 국정원은 이번 일에 대해 더 이상의 구체적인 언급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19일 만찬에 참석했던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도 “두 분이 사적으로 식사 도중 나눈 대화이므로 이렇다 저렇다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민배기자

/김덕한기자 duck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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