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구 장외집회엔 한나라당의 최근 장외 집회들 가운데서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 ‘무대응 무대책 무책임 무능력 정권’이라고 쓴 대형 애드벌룬 아래에서 현 정권을 향한 독한 비난들이 쏟아졌다.

“김대중(김대중) 정권은 약한 자를 밟는 하이에나 같다”, “간첩이 백주에 활보하고 다닌다”…. 120여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수만 군중에 고무돼 “총체적 국정파탄 김대중 정권 퇴진하라”, “몰염치한 무능정권 국민들이 박살내자”는 구호를 목청껏 외쳤다.

규탄사에 나선 강재섭(강재섭) 부총재는 “3김(김) 정치도 지긋지긋한데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 눈치까지 보는 4김 정치를 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는 “올림픽에 거짓말 종목이 있으면 금메달은 김대중, 은메달은 박지원(박지원)”이라며 “의약분업으로 나아진 것은 치료 못 받을까봐 칼부림이 줄어든 것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정창화(정창화) 원내총무는 “간첩은 영웅이 돼 북으로 가는데 국군포로, 납북인사는 왜 돌아오지 않느냐”며 “분통이 터진다”고 했다. 안택수(안택수) 의원은 “민족의 불구대천지 원수 김정일이 어느 틈에 ‘통 큰 민족의 지도자’로 바뀌고 있다”고 비난하고, “‘노벨평화상 발표일인 10월 13일이 어서 지나가야 한다’는 유행어가 있는데, 이날만 지나면 이 정부의 대북 선심쓰기가 끝나지 않겠느냐는 바람”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어설픈 풍수 YS가 집안 한 번 망하게 하더니, 이제 YS보다 더 어설픈 DJ라는 풍수가 집안을 망치고 있다”고도 했다.

이해봉(이해봉) 의원은 “우리나라 부채가 400조원으로 현 정권 들어 4배가 늘었다. 내년에는 한 가구당 세금을 1000만원씩이나 걷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연호 속에 등단한 이회창(이회창) 총재는 “지금 이 나라는 김대중 정권, 그네들의 천국”이라며 “대통령이 북한에 빠져 살림에 관심이 없는데 나라꼴이 되겠느냐”고 맹비난했다.

이 총재는 “대구 지역의 건설업체는 전부 망하고 이제는 섬유산업도 절망적인 상태”라며 “80%가 넘는 국민들이 지금이 IMF때보다 더 어려워졌다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대구=홍석준기자 udo@chosun.com

/김덕한기자 ducky@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