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에 울고 심판에 웃고. ’ 이번 올림픽에서도 심판 판정이 말썽거리로 등장했다. 특히 단 한 번의 오심이나 편파 판정이 메달을 결정할 수도 있어 이만저만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26일 열렸던 한국과 미국의 야구 준결승에선 수준 이하의 오심이 두 번이나 있었다. 오심이 한 번만 나왔더라면 금메달을 놓고 쿠바와 맞대결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더욱 분통터지는 일이었다. 비슷한 시각, 역시 미국과 4강 진출을 다퉜던 여자배구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눈물을 삼켜야 했다. 마지막 5세트 14―15로 뒤지던 상황서 구민정의 왼쪽공격은 미국 선수의 옷깃을 스쳤다. 현장에 있던 다른 심판들도 같은 의견이었다. 하지만 주심은 아웃을 선언, 경기가 끝났다. 한국으로선 24년 만의 올림픽 4강 꿈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북한도 피해자다. 여자 유도 48kg급 3·4위전에 나선 차현향은 경기종료 2.5초 전까지 유효 하나를 더 따고 있어 동메달이 확정적이었다. 마지막 공격도 주심으로부터 유효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부심 2명이 오히려 상대 선수가 역공을 했다며 판정을 정반대로 뒤집었다. 북한 코칭스태프는 ‘편심’이라며 강하게 항의했으나 소용없었다.

‘주최국 선수 편들기’도 있다. 복싱 54kg급의 메달 유망주였던 태국의 손타야 웡프라테스는 21일 운 나쁘게도 호주의 저스틴 케인(18)을 만났다. 그는 우세한 경기를 하고도 13―15로 판정패했다. 물론 한국이 덕을 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스포츠에도 경기력 이외에 스포츠 강국의 입김이라는 ‘장외 요소’가 작용하고 있음을 시드니 올림픽은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

/시드니=성진혁기자 jhs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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