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26일 “민주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는 같은 조건에서 경쟁시켜, 나로부터가 아니라 국민 지지를 많이 받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으며, 그런 분이 후보가 되면 당연히 대통령으로서 밀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3-4면

김 대통령은 오는 3월5일로 창간 80주년을 맞는 조선일보와의 특별 회견에서 차기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과 관련,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생산적 복지라는 비전에 동의할 수 있는 사람 ▲경제를 알고 경제정책에 큰 시야를 가진 분 ▲민족의 운명에 대해 깊은 관심과 애정, 책임감을 가진 분 ▲국민을 하늘같이 존경할 사람 등 네가지를 제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 후보와 관련, 구체적 조건과 선출 방향을 제시한 것은 처음이다.

김 대통령은 또 “정치발전을 위해 오는 9월 전당대회에서 (당을) 완전개방하여, 당내 민주주의를 신장시키고, 자유경선을 통해 다음 당을 이끌 진용을 만들 생각”이라고 말해, 9월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의 문호를 완전개방할 것임을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번 총선에 대한 기대와 관련, “(민주당 의석이) 남은 3년간 일하는 데 괜찮다 싶을 정도만 되면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한번 제대로 일하도록 해주면 평가는 역사에 맡기고 국민들이 바라는 개혁을 신명나게 해보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자민련의 공조 파기와 관련, “지금 당장은 선거 때문에 그런다고 보지만 내 입장에서 (자민련과의) 공동정부를 깰 생각이 전혀 없으며, (양당간) 공조를 바꿀 생각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김영삼(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관계복원을 할) 생각을 갖고 있으며,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또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북한은 김정일(김정일) 1인이 모든 것을 지배하기 때문에, 그 당사자와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적극적 의지를 밝히면서, “대화장소는 (남북간) 합의되는대로 하면 되고, 장소나 형식에는 구애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민배기자 baiba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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