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이해하고 대비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중 가장 통렬한 접근은 북한을 하나의 이야기 구조로 본다는 것이다. 우리와 남북으로 갈린 이후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굳혀 왔는가라는 질문에 답해보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하나의 이야기를 통한 전체주의 지배였고, 하나의 이야기에 의해서 모든 개인을 일반화하고 통합했다는 보는 관점일 것이다.

최근 봇물을 이루듯 쏟아지고 있는 북한문학 연구 중에서 신형기(연세대) 오성호(순천대) 양인이 지은 ‘북한문학사’(평민사)는 매우 포괄적인 북한문학 연구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풍부한 주해와 색인 등에서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이 책의 실증적 충실성은 저자들의 주장에 설득력을 배가하고 있다.

소위 항일혁명문학 시기에서 주체문학의 정점까지를 아우르고 있는 이 책은 시기와 흐름을 기준으로 한 고찰과 더불어, 개개 문학작품의 분석과 소개를 적절하게 씨줄과 날줄로 엮고 있다. 저자들은 북한이 단 “하나의” 이야기로 사회를 제시했기 때문에 ‘단성주의(단성주의)’로 치닫지 않을 수 없었으며, 그 결과 북한은 스스로 만든 상(상)에 갇히고 말았다 주장한다. 북한의 고립도 이에따른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16명의 평론가들이 함께 엮은 ‘북한문학의 이해’(청동거울)는 우리의 잣대 대신 북한문학의 자체 맥락을 따라가 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1960년대에 확립된 주체문학, 수령형상문학 그리고 1980년대 사회주의 현실주체를 반영한 문학 등은 엄밀하게 북한 사회 자체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 이 책은 아울러 개인주의적 경향의 대두 등 최근 북한문학 작품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심도있게 분석하고 있다.

이미림(원주대)이 작년 여름에 내놓은 ‘월북작가 소설연구’(깊은샘)는 “우리의 반쪽 문학사를 복원한다는 사명감”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월간 문학과창작 신년호가 20세기 한국문학의 주요쟁점 가운데 하나로 ‘월북작가 문학작품 해금’(홍기돈)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띄는 작업이다. /김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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