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장엔 ‘권력실세 대출압력 박지원을 구속하라’ ‘참는 데도 한계 있다, 갈아보자 DJ정권’ ‘아부지예, 간첩 신고해도 됩니꺼?’ 등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한나라당 의원들 대부분이 부산에 집결했고, 서울지역 지구당들까지 전세 버스에 당원들을 태우고 부산으로 모이는 등 집회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회창(이회창) 총재는 연단에 서자마자 “모든 국민이 오직 한 사람의 완고한 옹고집의 벽 앞에 망연히 서 있다”며 김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 총재는 “이 벽은 꿈쩍도 않고, 국민의 고통과 분노, 통곡에도 아랑곳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벽을 쌓고 국민과 기 싸움을 하는 김 대통령에게 요구합니다. 눈을 크게 떠서 이 국민의 분노와 고통을 똑바로 보시오. 아집과 오만을 버리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펴시오…”.
박희태(박희태) 부총재는 “이 정권은 듣지도 안하고, 보지도 안하고, 하지도 안하고 하는 ‘아나고 정권’”이라며 “오늘부로 김 대통령을 정치 9단에서 8단으로 내린다”고 했다. 박 부총재는 “이 정권이 햇볕만 좋아하는 줄 알았더니 한빛도 좋아한다”며 “나라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시드니 올림픽에 거짓말 종목이 있다면, 이 정권이 틀림없이 금메달을 땄을 것” “유치원생보다 못하는 정권”이라는 등 맹비난했다.
박관용(박관용) 의원은 “김 대통령은 노벨평화상과 통일대통령의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제 북한 쇼는 거의 끝났고 퍼주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김진재(김진재) 부총재는 “‘사오마이’보다 더 무서운 의료대란, 금융위기, 기름대란 태풍이 이 나라를 휩쓸고 있다”면서 “무능력, 무대책, 무책임의 3무 정권이 국민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다”고 말했다.
집회 후 이 총재는 의원들과 대형 태극기를 마주들고 참석자들과 함께 가두행진에 나섰다.
연도와 육교 위의 시민들은 ‘이회창’을 연호하며 환호했고, 건물 위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도 보였다. 당직자들에게 드링크류를 건네며 “힘내라”고 격려하는 시민도 있었다. 집회 중 간간이 떨어지던 빗방울이 행진 중 굵은 빗줄기로 바뀌었지만 행진은 부산진 시장까지 이어졌다.
/부산=김창균기자 ck-kim@chosun.com
/김덕한기자 duck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