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반세기 만에 대륙으로 가는 첫 길을 열었다. 18일 경의선 복원공사 기공식을 가짐으로써 분단 비운의 역사를 간직해온 경의선 연결의 부푼 꿈이 현실로 다가오게 됐다.

서울과 북한의 서북단 국경도시 신의주를 잇는 경의선은 현재 남측의 서울~문산 46km 구간과 북한의 평양~신의주간 평의선 225km, 평양~개성간 평부선 187km 등으로 나눠져 있다. 북한은 평양~개성간 철도를 부산까지 잇는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경부선(총연장 719km)으로 부르고 있다.

여기에 개성~봉동간 기존 4km 철도와 이번에 남북한이 내년 9월까지 각각 12km씩 24km를 연결하면 1945년 9월11일 서울~신의주간 운행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486km의 경의선 철도는 정확히 56년 만에 모두 이어져 경부선과 함께 민족의 대동맥 구실을 할 수 있게 된다. 바야흐로 대륙으로 가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서울을 떠나 신의주에 도착하는 경의선 열차는 중국 국경도시 단동을 거쳐 중국횡단열차(TCR)와 몽골횡단열차(TMGR)로 나뉘게 된다. 중국횡단열차는 단동~북경~서주~정주를 경유해 카자흐스탄의 알마티~드루즈바~모스크바~베를린을 거쳐 종착역인 프랑스 파리로 이어진다. 총연장 거리는 1만2971km이다. 몽골횡단열차는 단동~북경~울란바토르를 거쳐 울란우데에서 시베리아횡단열차(TSR)와 만나 모스크바를 거쳐 파리로 이어진다. 시베리아횡단열차는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모스크바간 9297km를 잇는 대륙횡단열차로, 현재 러시아 극동항인 보스토치니를 출발해 유럽 주요도시로 거미줄처럼 퍼져나간다.

내년 9월 경의선이 완공되고 남·북한간 물류수송이 본격화하면 바야흐로 열차를 통해 유라시아 대륙으로 가는 ‘철의 실크로드’가 완성되는 것이다. 정부도 경의선을 한반도와 중국~러시아~유럽을 잇는 대륙횡단철도망과 연결시켜 한반도를 동북아시아의 물류핵심기지로 만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도 이날 기념사에서 “극동의 작은 주변국에서 동북아의 물류중심국가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남북간 물동량은 99년 현재 약 100만t. 그러나 2005년에는 약 475만t으로 추정되며 이중 경의선을 이용한 물동량은 332만t이 될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공사가 단선복구인 데다 북한 측 평의선의 열차허용속도가 평균 60.3km에 불과해 복선화 공사가 시급하다는 앞선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장원기자 jwchoi@chosun.com

대륙횡단철도망 노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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